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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연서설 / 문병란
    2022. 10. 28. 03:28

    인연서설 / 문병란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 가는 일이다

    각기 다른 인연의 한 끝에 서서
    눈물에 젖은 정한 눈빛 하늘거리며
    바람결에도 곱게 무늬지는 가슴
    사랑은 서로의 눈물 속에 젖어 가는 일이다

    오가는 인생 길에 애틋이 피어났던
    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
    가시덤풀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
    다하지 못한 그리움
    사랑은 하나가 되려나
    마침내 부서진 가슴 핏빛 노을로 타오르나니

    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
    잠 못 드는 바닷가에 모래알로 부서지고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가서 고이 죽어 가는 일이다.

    모두 잠든 새벽입니다

    도둑고양이처럼 살금 살금 씻고, 

    지난 30년의 만남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몇 일전부터 강행군으로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오늘은 가을 속으로 떠나렵니다

     

    행복한 하루 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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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