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슬픔의 만다라 / 류시화

농돌이 2014. 12. 1. 21:53

 

사랑과 슬픔의 만다라 / 류시화

 

 

너는 내 최초의 현주소

늙은 우편 배달부가 두들기는

첫번째 집

시작 노트의 첫장에

시의 첫문장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나의 시는 너를 위한 것

다른 사람들은 너를 너라고 부른다

그러나 나는 너를 너라고 부르지 않는다

너는 내 마음

너는 내 입 안에서 밤을 지샌 혀

너는 내 안의 수많은 나

 

정오의 슬픔 위에

새들이 찧어대는 입방아 위에

너의 손을 얹어다오

물고기처럼 달아나기만 하는 생 위에

고독한 내 눈썹 위에

너의 손을 얹어다오

 

나는 너에게로 가서 죽으리라

내가 그걸 원하니까

나는 늙음으로 생을 마치고 싶지는 않으니까

바닷새처럼 해변의 모래 구멍에서

고뇌의 생각들을 파먹고 싶지는 않으니까

 

아니다

그것이 아니다

내가 알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

내가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넌 알몸으로 내 앞에 서 있다

 

내게 말해다오

네가 알고 있는 비밀을

어린 바닷게들의 눈속임을

순간의 삶을 버린 빈 조개가 모래 속에

감추고 있는 비밀을

그러면 나는 너에게로 가서 죽으리라

나의 시는 너를 위한

다만 너를 위한 것

눈이 내리는 날,

어느

음시점에서 창밖을 보면서

겔3로

촬영!

 

별거 있답니까?

여기가 신선의 놀이터인것을!!!

 

눈이 엄청 왔어요, 첫 눈!

오늘은 모르는 여인과 팔짱끼고 ,,,

아님

붉은 포장마차에서

벙어리장갑을 선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