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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속을 걷다 / 류시화산 2017. 5. 5. 15:59
봄비 속을 걷다 / 류시화
봄비 속을 걷다
아직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봄비는 가늘게 내리지만
한없이 깊이 적신다
죽은 라일락 뿌리를 이깨우고
죽은 자는 더 이상 비에 젖지 않는다
허무한 존재로 인생을 마치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봄비 속을 걷아
승려처럼 고개를 숙인 저산과
언덕등
집으로 들어가는 달팽이의 뿔들
구름이 쉴새없이 움직인다는 것을
비로소 알고
여러 해만에 평온을 되찾다
개심사 청벗나무 아래,,,!
자신이 걸어가는 길에 있는 것들에 관심이 앖는 사람은
목적지에 도달해서도 행복하지 못하다
--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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