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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에 가면 / 이소연삶 2018. 7. 22. 11:44
숲 / 반기룡
숲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온갖 조건과 환경을 잘 견디고 있는 것을
햇살이 비칠 때면
지그시 감았던 두 눈 뜨며
자연과 합일되고
강풍이 몰아치면
원가지 곁가지 잔가지 마른가지
할 것 없이 포옹하며
모진 비바람 견디어 내는 것을
사람이 사는 것도 별것 아니다
어려울 때 서로 기대고
힘들 때 버팀목이 되고
가려울 때 그 부분을 긁어주며
연리지처럼 어우러지고 함께 뒹구는 것이다
햇살과 비바람이 존재하기에
빛과 어둠이 상생하기에
자신의 밝고 어두운 여백을 볼 수 있는 것이다대숲에 가면 / 이소연
괜시리
마음이 공허한 날에는
대밭에 가서
우주의 소리를 들어본다
제 몸을 비우고 유성음으로 속내를 채운
대나무처럼
서걱서걱 우는
삶에도 연주는 필요한 것,
달빛의 숨결과
댓잎의 노래가 살고 있는 그곳에
새떼가 몰려오듯
바람이 불어와 소리를 조율하는
대숲에 가면
내 사랑, 언제나
저렇게 득음할 수 있을는지죽녹원 대나무숲에서 서걱거리는 바람을 맞고
멸치 국수 한그릇으로,,
흠벅 적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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