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고은시인-

농돌이 2014. 2. 5. 21:46

눈길 - 고은 -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들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경

세상은 지금 묵념의 가장자리

지나 온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설레이는 평화로서 덮이노라

바라보노라 온갖 것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눈 내리는 하늘은 무엇인가

내리는 눈 사이로

귀 기울여 들리나니 대지(大地)의 고백(告白)

나는 처음으로 귀를 가졌노라

나의 마음은 밖에서는 눈길

안에서는 어둠이노라

온 겨울의 누리 떠돌다가

이제 와 위대한 적막을 지킴으로써

쌓이는 눈 더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

소백산 산그리메 입니다

이제 겨울이 얼마남지 않은듯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고은 시인의 눈길이란 시로 모두 행복을 나누고자 합니다

멋진 저녁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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