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농돌이 2020. 3. 26. 20:56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볕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사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구부러진 길 / 이준관

 

봄 비 옵니다

세상에 많은 욕망과 절규가 조금은 녹아 내리길 바랍니다

 

친구에게,

 

난 너를 믿는다, 

그리고,

승패를 떠나서 진실이 승리하기를  바란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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