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없는 세상 / 박완서
그가 떠나고 나면
서울이 온통 빈 것 같고
눈에 띄는 모든 게 무의미해져서
마음을 잡지 못했다.
(그가) 야간열차를 탄다고 해서
서울역까지 배웅을 나간 날이었다.
그를 보내고 나니까 웅성거리는 서울역이나
광장의 사람들도, 만원 전차 속의 승객들도
다 사람의 형상을 하고 부유하는
허깨비에 지나지 않아 보였다.
피가 통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적막 강산에 혼자 남겨진 것처럼
외롭고 쓸슬했다.
실컷 울고 싶단 생각밖에 안 났다.
무안 청계해변에서 멍 때리고 놀았습니다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복궁 걷기 (8) | 2021.05.15 |
---|---|
민들레의 영토 / 이해인 (5) | 2021.05.13 |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 이해인 (4) | 2021.05.09 |
바닷가에서 / 정민기 (4) | 2021.05.07 |
당신은 나의 꽃 / 강은혜 (1) | 2021.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