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를 위하여 / 강은교

농돌이 2018. 11. 26. 22:42

 

갈대를 위하여 / 강은교


아마 네가 흔들리는 건 하늘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키 큰 바람이 저 쪽에서 걸어올 때
있는 힘 다해 흔들리는 너

연분홍 살껍질을 터뜨린 사랑 하나
주홍빛 손을 내밀고
뛰어오는 구나

흔들리면서
그러나 결코 쓰러지지는 않으면서

흔들리면서
그러나 결코 끝나지는 않으면서

아, 가장 아름다운 수풀을
살 밑, 피 밑으로 들고 오는 너

아마 네가 흔들리는 건
흔들리며 출렁이는 건
지금 마악 사랑이
분홍빛 손을 내밀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나간 사람, 떠난 사랑에 가슴 아픈건,

아직 놓아버리지 못함인가  !

이젠,

고맙다고, 감사했노라고 말하면서

그만 보내야 한다

 

산골 모퉁이에 앉아 기억의 모퉁이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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