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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풍경의 여운은 오래갑니다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기는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하여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리던 헬리콥터들이 고란이와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

2022.07.13

천천히 걷고, 계곡 암릉을 자세히 보고 싶었지요, 천불동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 문정희 내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할 때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그때 나는 별을 바라본다. 별은 그저 멀리서 꿈틀거리는 벌레이거나 아무 의도도 없이 나를 가로막는 돌처럼 나의 운명과는 상관도 없지만 별!을 나는 좋아한다. 별이라고 말하며 흔들린다. 아무래도 나는 사물보다 말을 더 좋아하는가보다. 혼자 차를 마시면서도 차를 마시고 싶다라는 말을 하고 싶고 여행보다 여행 떠나고 싶다라는 말을 정작 연애보다는 사랑한다라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어쩌면 별도 사막일지 몰라 결국 지상에는 없는 불타는 지점 하지만 나는 별을 좋아한다. 나의 조국은 별같은 말들이 모여서 세운 시의 나라 나를 키운 고향은 책인지도 몰라 0, 일행: 홍성토요산악회 0, 산행경로 : 소공원-비선대-양폭대피소-천..

2022.07.12

먼 길/문정희

먼 길 / 문정희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냥 신을 신고 걸어왔을 뿐 처음 걷기를 배운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 뿐 새들은 얼마나 가벼운 신을 신었을까 바람이나 강물은 또 무슨 신을 신었을까 아직도 나무뿌리처럼 지혜롭고 든든하지 못한 나의 발이 살고 있는 신 이제 벗어도 될까, 강가에 앉아 저 물살 같은 자유를 배울 수는 없을까 생각해보지만 삶이란 비상을 거부한 가파른 계단 나 오늘 이 먼곳에 와 비로소 '두려운 이름 신이여!'를 발음해본다 이리도 간절히 지상을 걷고 싶은 나의 신 속에 신이 살고 있다 여름 무더위와 습도는 산행에 인내를 줍니다 산꿩다리가 핀 천불동 계곡에서 놀았습니다 누군..

2022.07.10

기다리는 삶 / 윤기명

기다리는 삶 / 윤기명 약속은 참 쓸모가 있다 기다림을 주기에 설렘을 만든다 가을 단풍이 절정인 날 서예를 하는 동아리에서 설악산을 간다 집에서 매여 사는 아낙들이 더 멀리 가는 걸 좋아서 모임을 부축인다 설악산 단풍이 아름답지만 별로 기억나지 않으니 제대로 보아야겠다 잊혀져가는 옛 이야기 이제 새롭게 각인 시키면서 늙어가야한다 기다리는 삶은 생활에 활력을 주니 가끔 새옷을 입자 멋진 모습으로 만원 지하철에서 누군가 스처갈때 기분이 좋와지게 하자 늙어서 아름다운 마음은 내가 멋지게 사는 길로 나를 인도하는 일 밝은 얼굴이 만들어질때 내가 꿈꾸는 행복이 찾아오겠지 너에게서 누구나 머무를 수 있는, 말이 없어도, 기쁨과 행복을, 한아름 안겨주는,,,, 산! 금요일이니 꿈을 꾸어봅니다

2022.07.08

바람과 물이 하는 말 / 유지나

바람과 물이 하는 말 / 유지나 스쳐가는 바람이 말합니다 삶에 모든 순간은 바람과 같은 거리고 흐르는 물이 말합니다 인생은 잠시 머물렀다가 가는 물과 같다고 한번 지나간 시간은 바람처럼 잡을 수 없고 한번 흘러간 세월은 물처럼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거라고 좋은 일도 바람처럼 지나가고 나쁜 일도 물처럼 흘러가는 거라고 그러니 모든 일에 연연해 하지 말라 합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문제 없는 척, 살아가지만 속으로 아픈 사람이 많습니다 더운데 인생을 좀 쿨하게 살아보자 말하고 싶습니다

2022.07.06

그 산이 나를 키웠네 / 박노해

그 산이 나를 키웠네 / 박노해 많은 산을 넘어 왔네 세상의 산들을 오르며 앞서가 산이 된 사람들을 생각하네 많은 강을 건너왔네 세상의 강을 건너며 슬픔으로 깊은 강이 된 사람들을 생각하네 길에서 태어나 길을 찾아 걸어온 나 돌아보면 그 산들이 나를 키웠고 그 강들을 건너며 나는 깊어졌네 내 발자욱을 밟고 오는 벗이여 그대가 딛고 오를 커다란 산 하나 그대가 품고 건널 깊은 슬픔 하나 길 찿는 내 인생에 남겨줄 수 있다면 오늘은 지정된지 100주년 되는 협동조합의 날 입니다 영국 롯치데일에서의 첫 발걸음이 장강처럼 흘러내립니다 생활속에 작은 변화를 통하여, 세상을 바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협동조합이,,, 작은 꿈들을 가꾸는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2022.07.02

7월의 기도 / 윤보영​

7월의 기도 / 윤보영 ​ 7월에는 행복하게 해주소서 ​ 그저 남들처럼 웃을 때 웃을 수 있고 고마울 때 고마운 마음 느낄 수 있게 내 편 되는 7월이 되게 해 주소서 ​ 3월에 핀 강한 꽃은 지고 없고 ​ 5월의 진한 사랑과 6월의 용기 있는 인내는 부족하더라도 7월에는 내 7월에 남들처럼 어울림이 있게 해주소서 ​ 남들보다 먼저 나오는 말보다는 가슴에서 느끼는 사랑으로 어울림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소서 ​ 내가 행복한 만큼 행복을 나누어 보내는 통 큰 7월이 되게 해주소서 건강과 행복한 7월을 기대합니다

2022.06.26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류시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류시화 ​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다. ​ 모든 꽃나무는 홀로 봄앓이를하는 겨울 봉오리를 열어 자신이 봄이 되려고 하는 ​ 너의 전 생애는 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 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 두 가지일 것이니 ​ 꽃이 필 때 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 꽃나무 자신 ​ 꽃샘추위에 시달린다면 너는 곧 꽃 필 것이다. 시집을 읽으며,,, 슬픈 것은 우리가 혜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헤어진 방식 때문. ---

2022.06.22

마음을 낮추어야 한다 / 유지나

마음을 낮추어야 한다 / 유지나 예쁜 꽃은 키가 작다. 그래서 꽃을 보려면 고운 향기를 맡으려면 내 몸을 낮추어야 한다. 세상에 고운 것은 낮은 곳에 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려면 삶의 고운 향기를 맡으려면 언제나 겸손히 마음을 낮추어야 한다. 모든 것이 잡초지만 꽃이 되었습니다 해맑은 모습을 보여주는 들꽃이 되었습니다 시인의 글처럼, 세상의 고운 것은 낮은 곳에 있다고,,,,!

2022.06.22

새벽은 새벽에 눈 뜬 자만이 볼 수 있다

새벽은 새벽에 눈 뜬 자만이 볼 수 있다 새벽은 새벽에 눈뜬 자만이 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새벽이 오리라는 것은 알아도 눈을 뜨지 않으면 여전히 깊은 밤중일 뿐입니다. 가고 오는 것의 이치를 알아도 작은 것에 연연해 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면 여전히 미망 속을 헤맬 수 밖에 없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활용할 준비를 해야 됩니다. 우리는 '끝없는 사랑과 창조' 라는 우주의 섭리에 의해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 탄생을 위해 공기, 풀, 나무, 햇빛, 바람 등 수 많은 생명이 동참했습니다. 또 앞으로도 수 많은 생명이 우리의 성장을 위해 동참할 것입니다. 우리 또한 그렇게 사랑하고 창조하다 가야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자기의 모든 것을 헌신할 만한 삶의 목적이나 대상을 발견한 사..

202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