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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산!

속리산에서 - 나희덕 가파른 비탈만이 순결한 싸움터라고 여겨 온 나에게 속리산은 순하디 순한 길을 열어 보였다. 산다는 일은 더 높이 오르는게 아니라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이라는 듯. 평평한 길은 가도가도 제자리 같았다. 아직 높이에 대한 선망을 가진 나에게 세속은 벗어나도 세속의 습관은 남아 있는 나에게 산은 어깨를 낮추며 이렇게 속삭였다. 산은 오르고 있지만 내가 넘는 건 정작 산이 아니라 산 속에 갇힌 시간일 거라고, 오히려 산 아래서 밥을 끓여먹고 살던 그 하루하루가 더 가파른 고비였을 거라고, 속리산은 단숨에 오를수도 있는 높이를 길게 길게 늘여서 내앞에 펼쳐주었다. 늘 산속으로, 정상으로 향하던 나의 발걸음을, 좀 떨어져서 바라보도록 합니다 길게 늘어선 능선,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암릉들, 오르..

2016.01.17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

평안함, 평화가 있는 곳! 나에게 내가 질문하는 시간!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단순한 질문! 지금 나는? 겨울강 /정호승 꽁꽝 언 겨울강이 왜 밤마다 쩡쩡 울음소리를 내는지 너희는 아느냐 별들도 잠들지 못하고 왜 끝내는 겨울강을 따라 울고야 마는지 너희는 아느냐 산 채로 인간의 초고추장에 듬뿍 찍어 먹힌 어린 빙어들이 너무 불쌍해 겨울강이 참다 참다 끝내는 터뜨린 울음인 줄을

2016.01.17

제주에서 온 방어!

제주로 사업차 이주한 지인이 대방어를 보내셨다 지인들에게 나눠드리고 삼실 가족들과 나누기로 한다 제철 음식이고 물건너 온 생선이니까??? 회는 개인적으로 된장, 마늘다진것, 참기름, 고추, 고추냉이, 초장을 섞어서 양념장을 만들고 푹 찍어서 먹는 것을 선호랍니다 막장을 만드느 것! 머리와 뼈가 커서 맑은탕으로 조리하면 시원한 맛이 일품입니다 저희는 찜으로 만들었습니다 머리와 뼈에 붙은 살과, 내장을 이용해서 매콤하게,,,,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톨스토이- 명언을 상기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음식 2016.01.15

겨울에도 파아란 색이 그립다!

섬 / 정현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정현종 그래 살아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

2016.01.15

등 뒤의 사랑 / 오인태

등 뒤의 사랑 / 오인태 앞만 보며 걸어왔다. 걷다가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등을 돌리자 저만치 걸어가는 사람의 하얀 등이 보였다. 아, 그는 내 등뒤에서 얼마나 많은 날을 흐느껴 울었던 것일까. 그 수척한 등줄기에 상수리나무였는지 혹은 자작나무였는지, 잎들의 그림자가 눈물자국처럼 얼룩졌다. 내가 이렇게 터무니없는 사랑을 좇아 끝도 보이지 않는 숲길을 앞만 보며 걸어올 때, 이따금 머리 위를 서늘하게 덮어 와서 내가 좇던 사랑의 환영으로 어른거렸던 그 어두운 그림자는 그의 슬픔의 그늘이었을까. 때때로 발목을 적셔와서 걸음을 무겁게 하던 그것은 그의 눈물이었을까 그럴 때마다 모든 숲이 파르르 떨며 흐느끼던 그것은 무너지는 오열이었을까. 미안하다. 내 등뒤의 사랑 끝내 내가 쫓던 사랑은 보이..

2016.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