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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날의 한라산 눈꽃을 즐기며(3)
    2017. 3. 15. 21:23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2016년에 , 그리고 아파서 욌던 2017년에도 풍경은 여러 모습이지만  저는 기억합니다'

    내기 힐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사진은 일부러 담았습니다

    너무 웅장해서도    그럼 멋져서도  아닙니다

    나이를 저보다 많이?

     

     

     

     

     

    이 날은 참 행복했습니다

    솔직히 삶에서 얼마만한 기간이 나의 전성기 였는가는 지각합니다

    가징 인간저깅고 행복했던 시간입니다

    제 옆에 동업자이자 사랑이 함께 했거든용,,,,!

     

     

     

     

     

     

     

     

     

     

     

     

     

     

     

     

     

     

     

    꽃은, 사랑하니까 핍니다 / 양전형

    꽃은
    서릿발이나 칼바람 속에서도
    불길 같은 땡볕 아래서도
    사랑하니까 피어납니다

    그대를 바라만 봐도
    내 안에 웬 꽃송이들 설레며 피어올라
    어쩌면 나도 꽃이려니 생각했습니다

    불면의 이슥한 밤
    이 하늘 아래 어디선가 잠들어 있을
    그대를 생각하다
    내 안에서 언뜻언뜻 향기가 나서
    진정 나도 꽃이구나 느꼈습니다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그대 보이지 않고
    길모퉁이를 쓸쓸히 돌아가던
    그대 뒷모습이 눈에 밟혀올 때
    어느 들길 어느 바닷가에 나 홀로 앉았을 때
    가슴에서 눈물처럼 떨어지는 낙화를 보며
    내가 왜 꽃인지를 알았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꽃입니다
    꽃은, 사랑하니까 핍니다.


     

     

     

     

     

     

     

     

     

     

     

     

     

     

     

     

     

     

     

     

     

    꽃들에게 배우다 / 정연복

    그저 자기만의 색깔과 모양으로
    무언(無言)으로 말한다

    벌, 나비의 미세한
    몸짓에도 파르르 떨며
    무한의 교감(交感)을 한다

    햇살과 달빛과 별빛
    이슬과 서리

    보슬비와 소낙비
    천둥과 번개....

    가냘픈 몸에
    모두 품어 생명을 짓는다

    한철을 살다 가면서도
    깃털처럼 가볍게
    미련 두지 않고 총총 떠난다

    꽃들은
    세상의 모든 꽃들은 !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 /노향림 

    꽃들이 지면 모두 어디로 가나요
    세상은 아주 작은 것들로 시작한다고
    부신 햇빛 아래 소리 없이 핀
    작디작은 풀꽃들,
    녹두알만 한 제 생명들을 불꽃처럼 꿰어 달고
    하늘에 빗금 그으며 당당히 서서 흔들리네요
    여린 내면이 있다고 차고 맑은 슬픔이 있다고
    마음에 환청처럼 들려주어요
    날이 흐리고 눈비 내리면 졸졸졸
    그 푸른 심줄 터져 흐르는 소리
    꽃잎들이 그만 우수수 떨어져요
    눈물같이 연기같이
    사람들처럼 땅에 떨어져 누워요
    꽃 진 자리엔 벌써 시간이 와서
    애벌레처럼 와글거려요
    꽃들이 지면 모두 어디로 가나요
    무슨 경계를 넘어가나요
    무슨 이름으로 묻히나요.

     

     

     

     

     

     

     

     

     

    봄날 같은 사람 / 이해인

     

    겨우내 언 가슴으로 그토록 기다렸던 봄이 한창이다.

    만물은 봄의 부름에 화답이라도 하듯 생기가 돌고 힘이 뻗친다.

    생명이 약동하고 소생하는 계절의 하루하루가 이토록 고마울까 싶다.

    두꺼운 옷을 벗어 던지는 것만으로도 몸이 가벼운데,

    이름 모를 꽃들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 있으니 마음 또한 날아갈 것만 같다.

     

    사실 우리들 가슴을 포근히 적셔주는 것은 봄이다.

    ‘봄’이란 말만으로도 향기가 나고 신선한 기분이 감돈다.

    봄의 자연을 마음 곁에 두고 사는 이웃들에게서 배시시 흘러나오는

    미소가 편안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봄날 같으면 좋겠다’는 말이 생겼나 보다.

     

    수녀인 이해인 시인은 ‘봄날 같은 사람’을 이렇게 그렸다.

    “그는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 것” 이라고.

    그런 사람이야 말로 삭정 같은 마른 세상에서 꽃망울을 터뜨리게 하는

    자양분이 아닌가 싶다.

     

    이제 봄을 시샘 하는 꽃샘추위도 물러났다.

    영국 시인 셸리의 표현처럼 봄은 생생한 빛과 향기로 들과 산을

    채워가고 있는 중이다.

    이 봄에, 미국에서 날아든 한 교포학생의 광기서린 행동으로 지난 며칠은

    마음을 졸이면서 악몽을 꾸는 봄날이었다.

     

    나는 다시금 마음을 추스르고 향기롭고 청량한 ‘봄날 같은 사람’이 되고자

    다짐하면서, 생명이 약동하는 계절에 희망의 노래를 마음껏 불러 보련다.

     

    댓글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