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시 2

9월의 이틀 / 류시화

9월의 이틀 / 류시화 소나무 숲과 길이 있는 곳 그곳에 구월이 있다. 소나무 숲이 오솔길을 감추고 있는 곳 구름이 나무 한 그루를 감추고 있는 곳 그곳에 비 내리는 구월의 이틀이 있다 그 구월의 하루를 나는 숲에서 보냈다 비와 높고 낮은 나무들 아래로 새와 저녁이 함께 내리고 나는 숲을 걸어 삶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나뭇잎사귀들은 비에 부풀고 어느 곳으로 구름은 구름과 어울려 흘러갔으며 그리고 또 비가 내렸다 숲을 걸어가면 며칠째 양치류는 자라고 둥근 눈을 한 저 새들은 무엇인가 이 길 끝에 또다른 길이 있어 한 곳으로 모이고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 모래의 강물들 멀리 손까지 뻗어 나는 언덕 하나를 붙잡는다 언덕은 손 안에서 부서져 구름이 된다 구름 위에 비를 만드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 있어 그..

2020.08.31

공통점!, 가을

9월 - 이외수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나의 9월은 - 서정윤 나무들의 하늘이, 하늘로 하늘로만 뻗어가고 반백의 노을을 보며 나의 9월은 하늘 가슴 깊숙이 젊은 사랑을 갈무리한다 서두르지 않는 한결같은 걸음으로 아직 지쳐 쓰러지지 못하는 9월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할 때 자신의 뒷모습을 정리하며 오랜 바람 알알이 영글어 뒤돌아보아도, 보기 좋은 계절까지. 내 영혼은 어떤 모습으로 영그나? 순간 변하는 조화롭지 못한 얼굴이지만 하늘 열매를 달고 보듬으며, 누군가..

201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