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 이외수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나의 9월은 - 서정윤
나무들의 하늘이, 하늘로
하늘로만 뻗어가고
반백의 노을을 보며
나의 9월은
하늘 가슴 깊숙이
젊은 사랑을 갈무리한다
서두르지 않는 한결같은 걸음으로
아직 지쳐
쓰러지지 못하는 9월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할 때
자신의 뒷모습을 정리하며
오랜 바람
알알이 영글어
뒤돌아보아도, 보기 좋은 계절까지.
내 영혼은 어떤 모습으로 영그나?
순간 변하는
조화롭지 못한 얼굴이지만
하늘 열매를 달고
보듬으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집 화단에 핀 가을 장미)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가 있기에 행복합니다 / 원종린 (2) | 2015.09.08 |
---|---|
밤에 내 생각을 (0) | 2015.09.03 |
어느 가을 무렵에,,, (0) | 2015.08.31 |
기다림의 나무 / 이정하 (6) | 2015.08.30 |
수국을 바라보며,,,, (4) | 2015.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