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류동 계곡 2

자연의 소리를 듣는 곳, 홍류동 소리길을 걷다,,,, !

雨中, 해인사 가는 길 / 윤 미 전 하늘은 며칠째 심사가 편치 않은지 길 나서는 내게 무슨 할 말 있는 듯 손등을 슬쩍 치거나 바지가랑이 적시며 어제의 안부를 묻는다 우산 위로 온몸 던져 알 수 없는 교향곡을 연주하는 빗방울들 키 낮은 구절초 고개 푹 꺾고 빗줄기에게 집요한 추궁 당하고 있다 종복처럼 뒤따르던 길이 저만치 앞서가다가 자꾸 돌아보고 산허리 휘감고 있는 비안개는 마실가는 여인의 뒷모습처럼 한가롭다 괜히 따라 나섰다 싶은지 빗방울들은 내가 가는 길의 끝이 어디인지 묻기도 한다 몇 구비 돌아 들면 풀들과 벌레소리 자라나는 내 마음에도 너와 맞닿을 작은 길 하나 열리게 될까 낡은 우의로 가리고 있는 중년의 굽은 등, 그 갈라진 목소리만 분주하고 아직 안 팔린 삶은 옥수수들이 낯빛을 마주보며 웅크..

2016.05.18

선물

선물 초파일, 가야산 제일봉에 올라 해인사 바라본다 암릉에 뿌리 내린 붉은 철쭉꽃 피었네 먼 옛날, 천리 먼길 이고, 지고, 가슴에 안고 강화에서 가야산으로 법을 옮겼다네 홍류동 소리길에 현시적 소망들은 연등으로 걸렸는데, 마음 문을 열고 자세히 보면 좋으련만 범인은 답답할뿐 바람결에 땀을 씻으며 걸으라 하네 천둥같은 물소리 연초록 신록도 좋아라 붉게 물들면 보러오리란 약속, 일상에 덧없을 것이고 바람 맞고 흔들리는 연등, 물소리에 흐려지는 독경소리, 나그네는 길을 안다 일주문을 나선다

201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