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가시나무 3

저쪽 / 정병근

저쪽 / 정병근꽃이 피는 건, 어딘가에그만큼 꽃이 안 핀다는 말환하게 눈 밝히는 것들의 꽁무니마다안 보이는 암흑의 심지가 타고 있다는 말어째서 꽃은 저토록 피고나무들은 내 쪽으로만 몸 밀어내는지존재의 배꼽을 따라가면 거기 또 다른존재아닌 존재가 텅 비어 있다는 말들리는 것만 듣고 보이는 것만 보는나는 불치의 귀와 눈을 가졌네내 지문(指紋)으로는 한사코 안 만져지네알 수 없네지금쯤 저쪽 나라에 가면나 아닌, 꼭 나만큼의 내가부지런히 죽고 있을 거라는 말

2025.05.01

청산수목원

청산수목원은 연꽃과 수련, 창포 등 200여 종의 습지식물이 어우러진 수생식물원, 밀레·고흐·모네 등 예술가들의 작품 속 배경과 인물을 만날 수 있는 테마정원, 계절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는 산책로와 황금메타세쿼이아 등 600여 종의 나무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수목원으로 꾸며져 있다. 1990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꽃 품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수생식물, 수목, 야생화가 서식하고 있다. 청산수목원 전화 : 041-675-0656 주소 : 충남 태안군 남면 연꽃길 70 오픈 : 매일 09:00 – 18:00, 일몰시까지 영업 / 연중무휴 가격 : 성인 / 8,000원, 중고생/5,000원, 어린이/4,000원, 경로/장애/국가유공자/무료 홈페이지 : http://www.gre..

2019.06.11

그리운 것은 꽃으로 핀다 / 김인육

그리운 것은 꽃으로 핀다 / 김인육 졸업한 지 30년도 지난 겨울 고향 땅이 천 리도 넘는 서울 약수역 근처에서 세월의 문을 열고 초등학교 동창회에 간다 영태, 미숙이, 귀숙이, 광수, 덕수, 종란이…… 이름을 알 길 없는 길섶의 풀꽃들 마냥 아른아른 눈에는 익으나 끝내 떠오르지 않는 이름표를 달고 정겹고 환한 들꽃들까지 어울려 피어 있었다 모두, 마흔다 섯의 세월을 껴입은 채 열세 살의 꽃으로만 피어 있었다 그들 중에는 나를 위해 웃던 꽃도 있었고 위하여 내가 웃어야 했던 꽃도 있었다 그러는 사이 봄이 왔고 여름이 갔고 우리들은 민들레 홀씨처럼 흩어져 낯선 곳에서 누군가를 위하여 웃었고 누군가를 위하여 울어야 했다 받아쓰기를 하고 구구단을 외고 술래잡기를 했던 그날의 우리는 삼각함수로도 풀지 못하는 사..

2019.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