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그리움의 혼불입니다 / 고은영 잠 못 드는 긴긴 겨울 밤 우리 들은 추억 여행을 위해 길을 나섭니다 하얗게 쏟아지는 눈길을 더듬는 회상은 자리에 누워 시간을 거슬러 올라도 과거의 멋 곳에 닿아도 피곤하지 않습니다 바람의 나락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의 아픈 조각들을 들춰내고 욕되지 않는 숭고한 고해처럼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와서 비로소 용서라는 단어를 나열합니다 삶의 모양이 서러울수록 왜소해지는 강기슭에 외로움을 지피며 밤새 우는 바람소리 어느 신작로 가난하고 초라한 귀퉁이에서 우리는 보고픈 사람들과 애잔한 눈길을 보듬고 깊은 포옹과 행복한 미소로 조우를 하고 감격의 눈물로 시리고 추운 가슴을 뎁혀줍니다 행복과 슬픔의 동시성 속에 아픔으로 굽이치던 단애의 나날들을 위로하고 위로받습니다 고문 같은 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