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그런 것 / 김시천 살다 보면 하나 둘쯤 작은 상처 어이 없으랴. 속으로 곯아 뜨겁게 앓아 누웠던 아픈 사랑의 기억 하나쯤 누군들 없으랴. 인생이란 그런 것. 그렇게 통속적인 일상 속에서 가끔씩 아련한 상처 꺼내어 들고 먼지를 털어 훈장처럼 가슴에 담는 것. 그 빛나는 훈장을 달고 그리하여 마침내 저마다의 그리운 하늘에 별이 될 때까지 잠시 지상에 머무는 것. 먼 길 / 문정희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저 신을 신고 걸어왔을 뿐 처음 걷기를 시작한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 뿐 새들은 얼마나 가벼운 신을 신었을까 바람이나 강물은 또 무슨 신을 신었을까 아직도 나무뿌리처럼 지혜롭고 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