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싶은 날, 편하게 날 놔두고 싶은 날, 그리고 먹고 싶은 음식! 내 집에서,,, --------------- 밥상 / 이기철 산 자(者)들이여, 이 세상 소리 가운데 밥상 위에 놓이는 수저 소리보다 아름다운 것이 또 있겠는가 아침마다 사람들은 문 밖에서 깨어나 풀잎들에게 맡겨둔 햇볕을 되찾아 오지만 이미 초록이 마셔버린 오전의 햇살을 빼앗을 수 없어 아낙들은 끼니마다 도마 위에 풀뿌리를 자른다 청과(靑果) 시장에 쏟아진 여름이 다발로 묶여와 풋나물 무치는 주부들의 손에서 베어지는 여름 채근(採根)의 저 아름다운 殺生으로 사람들은 오늘도 저녁으로 걸어가고 푸른 시금치 몇 잎으로 싱싱해진 밤을 아이들 이름 불러 처마 아래 눕힌다 아무것도 탓하지 않고 全身을 내려놓은 빗방울처럼 주홍빛 가슴을 지닌 사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