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깍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비 내리는 날, 고딩시절 걷던 골목길에서 흐러나오던 LP판 피아노곡이 듣고 싶어진다 지금은 없어진 맥심다방도 생각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