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말씀 3

아주 오래 천천히 / 이병률

아주 오래 천천히 / 이병률 떨어지는 꽃들은 언제나 이런 소리를 냈다 순간 순간 나는 이 말들을 밤새워 외우고 또 녹음하였다 소리를 누르는 받침이 있다는 사실이 좋아서 그 받침이 순간을 받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새벽에 나는 걸어 어느 절벽에 도착하여 그 순간순간의 ㄴ들이 당도할 곳은 있는지 절벽 저 아래를 향해 물었다 이번 생은 걸을 만하였고 파도도 참을 만은 하였으니 태어나면 아찔한 흰분홍으로나 태어나겠구나 그렇다면 절벽의 어느 한 경사에서라면 어떨지 그리하여 내가 떨어질 때는 순간과 순간을 겹겹이 이어 붙여 이런 소리를 내며 순간들 순간들 아주 아주 먼 길을 오래 오래 그리고 교교히 떨어졌으면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자유로..

2020.08.24

부안 솔섬 여행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법정 스님이 이해인 수녀에게 써 준 계송입니다--- 오늘은 참된 종교의 역활에 대하여 생각합니다 법정스님의 글을 읽습니다 옳거니 그르거니 내 몰라라 산이건 물이건 그대로 두라 하필이면 서쪽에만 극락 세계랴 힌 구름 걷히면 청산인 것을

202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