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5

그대 머물면 / 정설연, 노래 유태광

그대 머물면 / 정설연, 노래 유태광 마음 저린 이름을 떠올리면 가슴은 또 이렇게 부릅니다 살다보면 가슴에서 바람을 타고 높은 파도를 헤칠 때 붉은 눈시울로 들어서는 사람이 그대입니다 외로운 날도 몇 번은 잘 넘겼지만 가슴 뭉클한 날도 몇 번은 잘 넘겼지만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 그대를 애써 밀어내던 날 내 안에 등불 하나 내걸고 그 불빛 때문에 가슴저리며 눈물로 나를 잠들게 하는 그 그리움도 외로움도 그대입니다 나도 그대가 좋습니다 언제나 온유한 마음과 미소가 좋습니다 이제는 조금은 익숙함이 좋습니다 내년 봄에는 설렘으로 뵙겠습니다

2023.12.05

그 자리에 있어 주세요 / 류경희

그 자리에 있어 주세요 / 류경희 ​ 기다리지 말아요 애써 찾으려고도 하지 말구요 그 자리에 있을께요 ​ 무엇을 위해 살든 무엇을 얻기 위해 살든 왜 사느냐 묻지 말아요 ​ 우리가 느끼는 것은 보이는 것이 다 아니잖아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밝은 눈을 가져야 해요 ​ 오만과 편견 아집과 미련스러움 다 버려요 ​ 순수한 현재를 사랑해요 고요속에 외침을 외쳐봐요 누구든지 메아리를 줄 것입니다 ​ 그자리에 있을께요 그자리에 있어 주세요 ​ 우린 아무것도 걸치지 않는 성스런 모습 태초의 아담과 하와였으면 해요 오늘은 쉼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해볼 요량 입니다 차를 타고 동해바다로 갈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하고 싶은 거 하십시요 당신과 내가 하는 일에, 싫어할 할 사람은 무엇을 해도 싫어할 것이..

2022.12.04

그냥 좋은 이들이 있는 세상이 좋습니다

그대, 오늘 볼때마다 새롭고 만날때마다 반갑고 생각날때마다 사랑스런 그런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풍경이 그러하듯이 풀잎이 그렇고 나무가 그러하듯이 섬에서 / 나태주 인간은 흐르는 존재라구요,,,! 하루 종일 붙잡고 있던 제목이 흐물거리는 시간에 집으로 말로, 글로,,, 판단을 하지만 지나고 나면 내 안에서 내가 자라는 것을 안다 난 지난 시간의 낡은 나를 기준으로 휘청거리지만 날마다 기도하는 제목으로 동질적이거나 딴 사람이거나,,,, 무엇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내 마음에서 비롯된 것을 지워야지,,, 열어보지 않은 선물이 나에게 오리라 믿습니다

2022.11.23

어울린다 / 진은영

어울린다 / 진은영 너에게는 피에 젖은 오후가 어울린다 죽은 나무 트럼펫이 바람에 황금빛 소음을 불어댄다 ​ 너에게는 이런 희망이 어울린다 식초에 담가둔 흰 달걀들처럼 부서지는 희망이 ​ 너에게는 2월이 잘 어울린다 하루나 이틀쯤 모라자는 슬픔이 ​ 너에게는 토요일이 잘 어울린다 부서진 벤치에 앉아 누군가 내내 기다리던 ​ 너에게는 촛불 앞에서 흔들리는 흰 얼굴이 어울린다 어둠과 빛을 아는 인어의 얼굴이 ​ 나는 조용한 개들과 잠든 깃털, 새벽의 술집에서 잃어버린 시구를 찾고 있다 너에게 어울리는 ​ 너에게는 내가 잘 어울린다 우리는 손을 잡고 어둘음 헤엄치고 빛 속을 걷는다 ​ 네 손에는 끈적거리는 달콤한 망고들 네 영혼에는 망각을 자르는 가위들 솟아나는 저녁이 잘 어울린다 ​ 너에게는 어린 시절의 비..

2022.11.14

11월에 / 이해인​

11월에 / 이해인 ​ 나뭇잎에 지는 세월 고향은 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 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 푸른 계절 보내고 돌아와 묵도하는 생각의 나무여 ​ 영혼의 책갈피에 소중히 끼운 잎새 하나하나 연륜 헤며 슬픔의 눈부심을 긍정하는 오후 ​ 햇빛에 실리어 오는 행복의 물방울 튕기며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 조용히 겨울을 넘겨보는 11월의 나무 위에 연처럼 걸려 있는 남은 이야기 하나 ​ 지금 아닌 머언 훗날 ​ 넓은 하늘가에 너울대는 나비가 될 수 있을까 ​ 별밭에 꽃밭에 나뭇잎 지는 세월 ​ 나의 원은 너무 커서 차라리 갈대처럼 여위어간다 친구는 희말리아 릿지로 트래킹을 떠났습니다 모두의 안전을 기도합니다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