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2

이해인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중에서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메마르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메마르고 차가운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불안 할때면 나는 늘 남을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불안하고 답답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외로울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버리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외롭고 허전한 것은 남때문이 아니라 내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불평이 쌓일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만스럽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쌓이는 불평과 불만은 남때문이 ..

2019.11.27

국화전시회

묻고 싶은게 많아서(이병률) 문득 행복하냐고 묻고 싶을 때가 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기울고 있어서가 아니라 넌 지금 어떤지 궁금할 때. 많이 사랑했느냐고 묻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게 누구였는지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만큼을 살았는지, 어댔는지 궁금할 때.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서 터져버릴 것 같은 시간보다 누구를 사랑해서 터져버릴 것 같은 시간이 낫지 않느냐고 묻고 싶다. 불가능한 사랑이어서, 하면 안 되는 사랑일수록 그 사랑은 무서운 불꽃으로 연명하게 돼 있지 않은가. 누가내 마음을 몰라주는 답답함 때문이 아니라 누가 내 마음을 알기 때문에 더 외롭고,목이 마른 이유들을 아느냐고 묻고 싶다. 묻고 싶은 것이 많아서 당신이겠다. 나를 지나간 내가 지나간 세상 모든 것들에게 고 묻고 싶어서 당신..

201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