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을 걷는 법5 / 이정하 어디 내 생에 바람 불지 않은 적 있었더냐 날마다 크고 작은 바람이 불어왔고 그때마다 나는 두리번거리며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곤했다 기다리는 그 순간 때문에 내 삶은 더뎌졌고 그 더딤을 만회하기 위해 나는 늘 허덕거렸다 이제야 알겠다, 바람이 분다고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다리는 이에게 바람은 더 드세게 몰아칠 뿐이라는 것을 바람이 분다는 것은 혜쳐 나가라는 뜻이다 누가 나가떨어지든 간에 한 판 붙어보라는 뜻이다 살다보니 바람 아닌게 없더라 내 걸어온 모든 길이 바람길이더라. --이정하 시인의 다시 사랑이 온다 中 -- 천년 고찰 불국사 너머로 단풍이 붉다 지나온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깊이 사랑하나 보다 살아온 시간이 바람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