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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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속을 걷는 법5 / 이정하삶 2016. 11. 4. 20:19
바람 속을 걷는 법5 / 이정하 어디 내 생에 바람 불지 않은 적 있었더냐 날마다 크고 작은 바람이 불어왔고 그때마다 나는 두리번거리며 바람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곤했다 기다리는 그 순간 때문에 내 삶은 더뎌졌고 그 더딤을 만회하기 위해 나는 늘 허덕거렸다 이제야 알겠다, 바람이 분다고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다리는 이에게 바람은 더 드세게 몰아칠 뿐이라는 것을 바람이 분다는 것은 혜쳐 나가라는 뜻이다 누가 나가떨어지든 간에 한 판 붙어보라는 뜻이다 살다보니 바람 아닌게 없더라 내 걸어온 모든 길이 바람길이더라. --이정하 시인의 다시 사랑이 온다 中 -- 천년 고찰 불국사 너머로 단풍이 붉다 지나온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깊이 사랑하나 보다 살아온 시간이 바람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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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풍경산 2016. 10. 10. 23:44
가을 편지 /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가을 편지 / 문정희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이 물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가을 우체국/ 문정희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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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를 다녀와서산 2016. 9. 17. 11:48
0, 산행 일시 : 2016.09. 14(추석 전날) 0, 동행 : 나홀로 0, 산행 경로 : 주차장 - 덪고개- 장군봉-연실봉-동백골 -불갑사-주차장(원점회귀) 0, 산행 목적 : 상사화 축제 전에 산행 및 구경, 그리고 친구를 만나서 얼굴 보기 ㅋㅋ 전날 아버지 제사를 지내고, 많은 가족들이 집에서 잠을 잤습니다 조요히 씻고, 챙겨 놓은 가방을 메고 아파트를 나섭니다 피곤했는지 아무도 모르는 새벽입니다 하행길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동군산에서 고창까지 밀려서 고생을 했습니다 아침을 굶고, 주차를 하고 산으로 갑니다 가뭄으로 전년보다 개화가 부진합니다 이제 꽃대가 나오는 중! 산기슭의 개화 상태입니다 예전이면 좌우로 가득했을 상사화가 나오는 중입니다 고개에 올라서 불갑사를 조망합니다 불갑사 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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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 최영미삶 2016. 9. 11. 11:58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처럼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사랑이 아니더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