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시 : 한 송이 수련으로/이해인 수녀님

농돌이 2017. 8. 2. 07:03

8월의 시 : 한 송이 수련으로/이해인 수녀님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 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염원

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

나를 위해
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

그 푸른 물 위에
말없이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큰 연못에 떠다니는 수련처럼
우리들도 우주의 큰 연못에 떠다니는
수련 같은 존재가 아닐는지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느끼는
마음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합장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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