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송광사의 품에서,,,,

농돌이 2024. 12. 26. 22:14

 시월 숲길 / 정숙자

흔들지 않아도 떨어지는 
시월 숲길은, 
석양은, 새로 칠한 단청빛이다   

감자 싹같이 포근한 편지 
북으로, 남으로도 
날려보내자   

금홍이의 동전 
여막밭 새소리도 
이 무렵 바람에선 음이 깊었다   

싸리꽃 냄새, 탱자나무 길 
돌계단 몇 개 날아내리면 
고구마순 한 무데기 먹던 우리집 
뿔이라곤 모르고 늙었던 황소   

흔들지 않아도 떨어지는 
시월 숲길은, 
추억은, 제자리서 꼭꼭 여문 풀씨들이다   

지난 가을 날,

아둥바둥 살기 실어서 떠났던 송광사, 꽃보다 곱던 잎들이 물들어 반겨주던 날

부자는 아니지만 저를 수고했다고 안아주던 날,,,,

참 기억되고 소중했던 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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