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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덕유산 마지막 눈꽃 놀이(3)산 2017. 3. 4. 23:35
그 사람에게 / 신동엽
아름다운하늘 밑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쓸쓸한 세상 세월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다시는못 만날지라도 먼 훗날
무덤 속에 누워 추억하자호젓한 시골길서 마주친
그날, 우리 왜
인사도 없이
지나쳤는가, 하고
주목 아래로 살짝 들어가 봅니다 불?
엄청난 나무의 인내?
멋집니다
양지바른 곳은 눈꽃이 집니다
발길이 바빠집니다
아직도 가지 못한 가을에도 눈꽃이 피고,,,!
하늘이 살짝 열린 곳으로 파아란 색이 드러납니다
곳곳에 만들어진 눈꽃터널!
너에게 쓴다 /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인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
조릿대의 파란색이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서 산님들이 뜸합니다
나무 위에 걸린 하늘을 가지고 놀아 봅니다
향적봉 인간띠/
향적으로 오르는 사람들,,,
멀리 중봉을 바라봅니다
오늘 혼자 놀았던 곳!
백련사 골자기에 눈바람이 일어납니다
향적봉 대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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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순례 / 이문재
나 돌아갈 것이다
도처의 전원을 끊고
덜컹거리는 마음의 안달을
마음껏 등질 것이다
나에게로 혹은 나로부터
발사되던 직선들을
짐짓 무시할 것이다
나 돌아갈 것이다
무심했던 몸의 외곽으로 가
두 손 두 발에게
머리 조아릴 것이다
한없이 작아질 것이다
어둠을 어둡게 할 것이다
소리에 민감하고
냄새에 즉각 반응할 것이다
하나하나 맛을 구별하고
피부를 활짝 열어놓을 것이다
무엇보다 두 눈을 쉬게 할 것이다
이제 일하기 위해 살지 않고
살기 위해 일할 것이다
생활하기 위해 생존할 것이다
어두워지면 어두워질 것이다잠시 겨울 낭만객들의 놀이도 구경을 합니다
서시 / 이정록
마을이 가까울수록
나무는 흠집이 많다
내 몸이 너무 성하다
담배 한 대 길이의 시간 속을
ㅡ최승자
담배 한 대 피우며
한 십 년이 흘렀다
그동안 흐른 것은
대서양도 아니었고
태평양도 아니었다
다만 십 년이라는 시간 속을
담배 한 대 길이의 시간 속을
새 한 마리가 폴짝
건너뛰었을 뿐이었다
(그래도 미래의 시간들은
銀가루처럼 쏟아져 내린다)
덕유산에서의 행복한 여정을 추억 속으로 넘깁니다
겨울을 지탱해온 태양이 온기를 내려,
봄이 오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경칩입니다
봄눈 한움쿰 내린다고 별 일이야 있겠습니까?
내일은 남쪽으로 노루귀 보러 떠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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