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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노래 / 박재삼
    2016. 1. 6. 15:02

    사랑의 노래 / 박재삼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한 사람을 찾는 그 일보다
    크고 소중한 일이 있을까 보냐

    그것은
    하도 아물아물해서
    아지랭이 너머에 있고
    산 너머 구름 너머에 있어
    늘 애태우고 안타까운 마음으로만
    찾아 헤매는 것뿐

    그러다가 불시에
    소낙비와 같이
    또는 번개와 같이
    닥치는 것이어서
    주체할 수 없고
    언제나 놓치고 말아
    아득하게 아득하게 느끼노니

     

     

     마지막 편지/ 박정만

     

    그대에게 주노라,
    쓸쓸하고 못내 외로운 이 편지를

    몇 글자 적노니
    서럽다는 말은 말기를.
    그러나 이 슬픔 또한 없기를.

    사람이 살아 있을 때
    그 사람 볼 일이요,
    그 사람 없을 때 또한 잊을 일이다.

    언제 우리가 사랑했던가,
    그 사랑 저물면
    날 기우는 줄 알 일이요,
    날 기울면 사랑도 끝날 일이다.

    하루 일 다 끝날 때 끝남이로다.

     

    순간 / 문정희

     

    찰랑이는 햇살처럼
    사랑은
    늘 곁에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못했다.

    쳐다보면 숨이 막히는
    어쩌지 못하는 순간처럼
    그렇게 눈부시게 보내 버리고
    그리고
    오래오래 그리워했다

     

    성에꽃 / 문정희

     

    추위가 칼날처럼 다가든 새벽

    무심히 커튼을 젖히다 보면

    유리창에 피어난, 아니 이런 황홀한 꿈을 보았나.

    세상과 나 사이에 밤새 누가

    이런 투명한 꽃을 피워 놓으셨을까.

    들녘의 꽃들조차 제 빛깔을 감추고

    씨앗 속에 깊이 숨죽이고 있을 때

    이내 스러지는 니르바나의 꽃을

    저 얇고 날카로운 유리창에 누가 새겨 놓았을까.

    허긴 사람도 그렇지.

    가장 가혹한 고통의 밤이 끝난 자리에

    가장 눈부시고 부드러운 꿈이 일어서지.

    새하얀 신부 앞에 붉고 푸른 색깔들 입 다물듯이

    들녘의 꽃들 모두 제 향기를

    씨앗 속에 깊이 감추고 있을 때

    어둠이 스며드는 차가운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누가 저토록 슬픈 향기를 새기셨을까.

    한 방울 물로 스러지는

    불가해한 비애의 꽃송이들을.

     

     

    이 꽃잎 지고 나면 / 박정만

     

    이 꽃잎이 지고나면

    또 날은 지리라

     

    그러고나면 바람이 불리라

    바람불고 또 꽃이 지리라

     

    이 다음에는 내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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