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농돌이 2016. 1. 4. 10:30

날마다 새롭게/ 김형영

 

나무들의 대성당에서

아침마다 새들은 노래한다.

밤새 내려온 이슬방울은

하늘의 눈망울을 깜박거리고,

바람은 마냥 흔들 불어

아침을 연다.

 

그래, 오늘은 또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는 거다.

맑은 공기로 가슴 부풀려

세상을 떠도는 거다.

어젯밤 꾼 꿈을 찾아보는 거다.

 

콧노래를 부르며

콧노래와 함께

콧노래에 맞춰

나는 다시 나를 찾아

내 노래를 부르는 거다.

 

대성당의 나무들처럼

거기 깃들어 사는 새들처럼

나도 거기 깃들어

날마다 한결같이

날마다 새롭게 나를 사는 거다.  

 

수평선 123 / 김형영

 

수평선 1

 

하늘과 바다가 내통(內通)하더니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었구나

 

나 이제 어디서 널 그리워하지


 

수평선 2

 

땅끝 마을에 와서

수평선 바라보는 날이여

무수한 배는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어오고 넘어가는데

 

내 그리움 하나

실어 나르지 못하고

어느덧 깊어 버린

오늘 또 하루

 

 

수평선 3

 

얼마나 아득하기에

천 번 만 번

처음인 양 밀려왔다 밀려가는가

아무리 꿈꾸어도 가 닿지 못하는

너와 나 사이

둥근 금줄이여

 

어느 하루 편한 날 없었다

빛이 끝나고

어둠이 시작되는 그곳을

바라보고 바라보고 바라보아도

가 닿을 수 없는 거리여

하늘의 천둥 번개도

바다의 해일도 지우지 못하는

내 마음 수평선이여.


 

김형영 시인(1945. 1. 6. - )

1945년 1월 6일 전북 부안 출생. 1969년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샘터사에 재직했다.

 

따뜻한 봄날 /김형영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들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었네
봄구경 꽃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 움큼 한 움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 하시나요
꽃구경은 안 하시고 뭐 하시나요
솔잎을 뿌려서 뭐 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구나
산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참으로 좋은 것은

밖에 있지 않내

세상에서 제일 어둔 곳

내 마음에 있네

 

【 다른 하늘이 열릴 때 / 김형영 중에서 】

 

따뜻한 봄날은 홍성 출신의 장사익 선생님이 꽃구경이란 멋진 곡으로 부르셨습니다

새롭게 오는 봄에는,

시인의 의미와의 다르지만,  더 늦기 전에 어머니 모시고 꽃구경 가렵니다

김밥도 싸고, 삽겹도 굽고, 밭에서 키운 상추도 씻어서 가지고,,,,

아들, 며느리, 손주,,, 데리고

정말 더 늦기 전에 꽃구경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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