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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젓 / 오승철
이대로 끝장났다 아직은 말하지 마라
대가리에서 지느러미 또 탱탱 알밴 창자까지
한 소절 제주사투리 그마저 삭았다 해도
자리라면 보목리 자리 한 일년 푹 절어도
바다의 야성 같은 왕가시는 살아 있다
딱 한 번 내뱉지 않고 통째로는 못 삼킨다
그렇다, 자리가 녹아 물이 되지 못하고
온몸을 그냥 그대로 온전히 내놓는 것은
아직은 그리운 이름 못 빼냈기 때문이다
오랜 친구처럼 곰삭아서, 꼬리꼬리한 맛을 기억한다
자리젓,,,,!
어리고, 풋풋했던 82년부터 살아온 시간이 모두 쉽지는 않했지만
원초적 형질을 잘 유지하며, 지내온 친구들이 좋다
인간이 빵만으로 살 수는 없지만, 빵 없이도 살 수 없다
그리고, 꿈만으로는 살 수 없는 세상 아닌가?
자가발전으로 빛을 밝히는 친구들이 자랑스럽다
40년 우정을 나넜던 밤, 대포항의 밤이, 또 그리운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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