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면서 운해를 보려면 항시 새벽에 출발한다
오늘도 나는 오른다
심연처럼 깊은 운해도, 아침 햇살이 뜨거워지면 하늘로 날린다
부지런한자, 기다리는자, 운 좋은자만이 볼 수있는 운해를 만끽한다
그리고 이 산의 공기를 나의 폐에 한 없이 불어 넣는다
그리고 나도 한 편의 시가 된다
아름다운 아침에!!!
황금빛 아침 - (宵火)고은영
아침을 보았니 그 색이 어떠했는지.
황홀한 색 눈부신 색이었지
기다려도 네가 오지 않는 날은
섭섭함이 쌓여 울고 싶었지.
모퉁이 돌아올 때
햇살 가득 그 집 유리창에
거울처럼 속내를 훤히 비친 가을이
알몸으로 황홀하게 웃고 있더라.
어찌되었든
그 비밀을 살짝 보고 오너라
새벽을 깨우면서 계절을 기억하는
시간의 깊은 언어를 배우고
아픔은 묻어 두고 슬픔도 다 버리고
그리고 내게 오너라
네가 오는 날
내 방에는 눈부시게 찬란한
황금빛 아침을 들여 놓으마
황금빛 아침바다 - 남시호
당신을 알고부터
내 안에 든 겨울 산이
녹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을 읽으면서
내 안에 든 도드라진 가시가
무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바라보는 황금빛 아침바다
꼬맹이 어선들이 쏘다니는 소꼽놀이에
혼절할 것만 같은 영혼의 빼앗김은
생에 처음이랍니다
황금빛 바다인 당신에게
실반지를 끼우는 이 아침은
사람의 나래로는 아직 날지못한
황금빛 아침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이런 다짐을 풀어놓아도 되나요
당신을 읽어가면서
버려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가처럼 알아가고 있음을
오르기도 힘들다
저 운해에 풍덩 빠지고 싶다
일년이면 수차례씩 오지만 이 월악에서는 처음 보는 운해다
오늘도 나의 길을 간다, 그리고 태우고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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