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게 길을 묻다 / 천양희

농돌이 2014. 11. 5. 05:50

삶에게 길을 묻다 / 천양희

가장 큰 즐거움은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라고 누가 말했었지요
그래서 나는 사람으로 살기로 했지요

날마다 살기 위해 일만 하고 살았지요
일만 하고 사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요

일터는 오래 바람 잘 날 없고
인파는 술렁이며 소용돌이쳤지요
누가 목소리를 높이기라도 하면
소리는 나에게까지 울렸지요

일자리 바뀌고 삶은 또 솟구쳤지요
그때 나는 지하 속 노숙자들을 생각했지요
실직자들을 떠올리기도 했지요

그러다 문득 길가의 취객들을 힐끗 보았지요
어둠 속에 웅크리고 추위에 떨고 있었지요
누구의 생도 똑같지는 않았지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람같이 사는 것이었지요
그때서야 어려운 것이 즐거울 수도 있다는 걸 겨우 알았지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사람같이 산다는 것과 달랐지요
사람으로 살수록 삶은 더 붐볐지요

오늘도 나는 사람 속에서 아우성치지요
사람같이 살고 싶어, 살아가고 싶어

 

어제 저녁은 이런저런 일로 초저녁에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오늘도 사람 속에서

사람같이 살아가고 싶습니다

 

고요한 마음으로 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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