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거처 / 김선우

농돌이 2021. 9. 2. 21:23

사랑의 거처 / 김선우

말하지 마라.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이 나무도 생각이 있어
여기 이렇게 자라고 있을 것이다.
―「장자」 인간세편


살다보면 그렇다지
병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지

치료하기 어려운 슬픔을 가진
한 얼굴과 우연히 마주칠 때

긴 목의 걸인 여자―
나는 자유예요 당신이 얻고자 하는
많은 것들과 아랑곳없는 완전한 폐허예요

가만히 나를 응시하는 눈
나는 텅 빈 집이 된 듯했네

살다보면 그렇다네 내 혼이
다른 육체에 머물고 있는 느낌
그마저 사랑해야 하는 때가 온다네

오늘도 빛나는 날이다.

GE의 잭 웰치 회장은 " 너 자신이 돼라 "는 말을 많이 했답니다

삶에 주인으로서, 나에게 주어진 여건 중에서 가장 최적화된 나로 살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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