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의 내력 / 나호열

농돌이 2021. 3. 7. 16:34

봄눈의 내력 / 나호열

 

이미 늦은 작별의 인사처럼

눈은 내린다

저 멀리 아득하게 휘어져 사라진

길의 뒷모습에 가닿는 낮은 목소리

이제서야 가슴에서 뛰쳐나온 그 말은

무작정 걷는다

하얀 꽃송이 같은 그 말은

하염없이 둥글기만 한 그 말은

벙어리의 가슴을 가진 그 말은

오래 머물러야 할 당신의 웃음 뒤에서

피기도 전에 진다

끝내 불씨를 감춘 눈물이 된다.

 

1년 밟을 눈을 3월에 만끽했습니다

3월의 춘설이라, 찐득했습니다

 

기다림은 언제나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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