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남덕유산!

농돌이 2014. 1. 6. 20:48

 

울 사랑 -  박 노 해 -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듯한 포응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먼 눈 뜨고 그대를 기달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위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산을 오르며 - 도 종 환 -

산을 오르기 전에 공연한 자신감으로 들뜨지 않고
오르막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쉬다 주저앉지 않고
내리막길에서 자만의 잰 걸음으로 달려가지 않고
평탄한 길에서 게으르지 않게 하소서

잠시 무거운 다리를 구르터기에 걸치고 쉴 때마다 계획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서는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
두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가게 하소서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여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오르는 길 굽이 굽이 아름다운 것들 보고 느끼어
우리가 오른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