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녁에 서서 / 홍해리

농돌이 2020. 9. 27. 09:21

가을 들녁에 서서 / 홍해리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것 없고

 

귀 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잇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녁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나네.

 

오서산 억세가 피기 시작합니다

허공에 맴돌던 가을이 들판에 내리고,

산님들의 발자국 따라 걷습니다

가을을 긴 편지를 쓰기엔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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