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게 / 나호열

농돌이 2020. 9. 17. 14:32

구름에게 / 나호열

 

구름이 내게 왔다

아니 고개를 들어야 보이는 희미한 입술

문장이 돌 듯 모여지다 휘리릭 새떼처럼 흩어지는 낱말들

그 낱말들에 물음표를 지우고 느낌표를 달아주니 와르르 눈물로 쏟아지는데

그 눈물 속에 초원이 보이고, 풀을 뜯고 있는 양들의 저녁이 보인다

 

구름이 내게 왔다

하나이면서 여럿인,

아름을 부르면 사슴도 오고

꽃도 벙근다

 

구름의 회원에 뛰어든 저녁 해

아, 눈부셔라

한 송이 여인이 붉게 타오른다. 외인 한 잔의 구름,

긴 머리의 구름이

오늘 내게로 왔다

 

오늘은 나에게, 빛나는 쉼표 하나 나눠주고 싶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