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年(중년) / 김광규
낯선 도시에서
술 취한 저녁
부동산 업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쫓아오며 경적을 울렸다
나는 모른 척 걸어갔다
주유소 앞을 지나 비탈길을
자갈이 깔린 비탈길을
비틀대며 걸었던 것이다
어두운 피해
어느 사진관 입구
불빛 앞에 섰을 때
나는 안으로 들어갈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
그리하여 밤새도록 술 마시고
웩웩 토하고
해장국집을 나섰을 때
밤을 새운 가로등은 피곤해 보였고
부지런한 행인들은 더욱 낯설었다
냉수를 마시고
손을 씻고
어딘가 여름 풀밭에 누워
나도 여유 있는 웃음을 웃고 싶었다
이제 달력이 한 장 남았습니다
2020년 모두가 힘든 해였습니다
그래도
꽃이 지면 까만 씨앗이 남듯이
삶은 더욱 단단해졌을 듯,,,,
12월 멋진 꿈 마무리 하시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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