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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꽃이 활짝 핀 용봉사!
    2015. 12. 17. 09:10

    길을 묻다 /정광지

     

    걷다가 

    문득

    어디로 가고 있느냐 묻는다

     

    지금껏

    스쳐 만난 이들

    얼굴 하나 제대로 알두지 못한 채

    그저 정신없이 걷기만 하다가

    퍼득 고개들어 잠시 둘러보니

    누군가와도 함께 못한

     

    길 아닌 길

    외로운 길을 걷고 있었다

     

    어디를 향해

    어디까지

    이렇게 가야하는 것일까? 

     폭설이 내리는 날, 산사에 잠시 들렸습니다

    스님의 독경소리외에 고요합니다

    대웅전 뒤에 커다란 왕벗나무도 눈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종무소 건물은 연기로 꽃을 피우고요!

     묵는 느티나무도 환하게 눈꽃이 만발햇습니다

    그리고,

    용봉산 산자락에 위치한 산사에 포근함을 더합니다

    땅만 바라보고 걷는 이에게 길을 묻습니다

    옛날, 아득한 그리움이 질벅하게 묻어나는 삶이라도  가끔은 하늘을 바라보라며

    질그릇처럼 깨지기 쉬운 부족한 길손을 바랍봅니다

     아주 어릴적 초딩 시절에는 소풍을 오던 곳 입니다

    어쩌면 중년이 된 이 시간에도 마음의 텃밭이라고 해도 지나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꽃을 피우려 경쟁하고,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습니다

    모든 것이 돌아간 가을을 지난 이 겨울에도 신은 새로운 모습으로 꽃을 피웁니다

    젖어 내리는 눈에서, 스님의 독경 소리에서 무거움을 느낍니다

    시를 쓰는 마음으로,

    소망을 눈꽃 속에 가득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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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