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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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 / 이채산 2018. 2. 2. 20:11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 / 이채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뿌리일 게다 뿌리가 빛을 탐하더냐 행여라도 내 삶의 전부가 꽃의 표정이라고는 생각하지 마 꽃이 필 때까지 나는 차가운 슬픔의 눈물이었어 잎이 돋을 때까지 나는 쓰라린 아픔의 몸부림인 걸 알고 있니 나무가 겨울일 때 뿌리는 숨결마저 얼어붙는다는 걸 꽁꽁 얼어버린 암흑 속에서 더 낮아져야 함을 더 깊어져야 함을 깨닫곤 하지 힘겨울수록 한층 더 강인해지는 나를 발견해 그 어떤 시련도 내 꿈을 빼앗아가진 못하지 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 나는 분명 뿌리일 게다 뿌리가 흙을 탓하더냐 다만 겨울을 견뎌야 봄이 옴을 알뿐이지 시작은 처음부터인데 중간부터 보고싶을까? 입춘에는 환하게 봄빛으로 마중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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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삶 2018. 1. 31. 20:50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 이외수 인간은 누구나 소유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대상을 완전무결한 자기 소유로 삼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요 아예 그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내 꺼는 없어, 라는 말을 대부분이 진리처럼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오늘 제가 어떤 대상이든지 영원한 내 꺼로 만드는 비결을 가르쳐드리겠습니다 그 대상이 그대가 존재하는 현실 속에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순간 그 대상은 영원한 내 꺼로 등재됩니다 비록 그것이 언젠가는 사라져버린다 하더라도 이미 그것은 그대의 영혼 속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다시 새로운 한 날이 시작되고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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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시삶 2015. 2. 1. 22:02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2월을 사랑하소서 / 이민영 2월은 그대 3월의 향 샘 맞는 기다림 그이를 두고 온 사랑, 잠시녘의 겨울 마무리하고 봄 여는 길목에는 설레임으로 파릇한 바램 하늘까지 부풀어 있습니다 내려놓은 뿌리로 겨울 상채기를 안아 씨로 틔우려는 땅 꽃의 눈물 길다랗게 넓다랗게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