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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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을 수 없는 것들 /천양희삶 2022. 8. 9. 21:30
붙잡을 수 없는 것들 /천양희 세상의 모든 먹는 것 중에서 나이를 먹는 것처럼 먹기 싫은 것이 없고 맛없는 것이 없을 것 같다 세상일이 모두 마음먹기에 달렸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마음을 잘 먹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세월과 나이이다 내가 어떻게 벌써 이 나이인가 믿기지 않을 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자신감도 없어진다 그까짓 나이쯤이야, 라며 큰소리쳐보지만 삶이 철컥, 자물통을 채워버리는 것 같아 솔직히 겁이 난다 가는 세월 붙잡을 수 없고 세월 따라 먹는 나이를 나도 어쩔 수 없어서다 세월이 약이겠지요' 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 젊은 날의 상처나 슬픔도 세월이 치유해주기 때문이다 젊은 날은 가난이나 고통, 슬픔이나 상처까지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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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객 / 정현종산 2022. 6. 14. 21:04
가객 / 정현종 세월은 가고 세상은 더 헐벗으니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새들이 아직 하늘을 날 때 아이들은 자라고 어른들은 늙어가니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동안 무슨 터질 듯한 立場입장이 있겠느냐 항상 빗나가는 구실 무슨 거창한 목표가 있겠느냐 나는 그냥 노래를 부를 뿐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는 동안 나그네 흐를 길은 이런 거지 저런 거지 같이 가는 길 어느 길목이나 나무들은 서서 바람의 길잡이가 되고 있는데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사람들이 걸신걸신을 섬기는 동안 하늘의 눈동자도 늘 보이고 땅의 눈동자도 보이니 나는 내 노래를 불러야지 우리가 여기 살고 있는 동안 ----- 낮술로 붉어진 아, 새로 칠한 뺑끼처럼 빛나는 얼굴, 밤에는 깊은 꿈을 꾸고 낮에는 빨리 취하는 낮술을 마시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