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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마지막 출근길에서
    2023. 12. 29. 09:31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산
    가장 높고 깊은 곳에 사는
    께로족 마을을 찾아가는 길에

    희박한 공기는 열 걸음만 걸어도 숨이 차고
    발길에 떨어지는 돌들이 아찔한 벼랑을 구르며
    태초의 정적을 깨뜨리는 칠흑 같은 밤의 고원

    어둠이 이토록 무겁고 두텁고 무서운 것이었던가
    추위와 탈진으로 주저앉아 죽음의 공포가 엄습할 때

    신기루인가
    멀리 만년설 봉우리 사이로
    희미한 불빛 하나

    산 것이다

    어둠 속에 길을 잃은 우리를 부르는
    께로족 청년의 호롱불 하나

    이렇게 어둠이 크고 깊은 설산의 밤일지라도
    빛은 저 작고 희미한 등불 하나로 충분했다

    지금 세계가 칠흑처럼 어둡고
    길 잃은 희망들이 숨이 죽어가도
    단지 언뜻 비추는 불빛 하나만 살아 있다면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세계 속에는 어둠이 이해할 수 없는
    빛이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거대한 악이 이해할 수 없는 선이
    야만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정신이
    패배와 절망이 이해할 수 없는 희망이
    깜박이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토록 강력하고 집요한 악의 정신이 지배해도
    자기 영혼을 잃지 않고 희미한 등불로 서 있는 사람
    어디를 둘러 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무력할지라도 끝끝내 꺾여지지 않는 최후의 사람

    최후의 한 사람은 최초의 한 사람이기에
    희망은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한 것이다

    세계의 모든 어둠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결코 굴복시킬 수 없는 한 사람이 살아 있다면
    저들은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패배한 것이다

    삶은 기적이다
    인간은 신비이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2023년 마지막 출근 길 입니다

    한 해 살아가느라 마음에 굳은살이 많아졌슴에도  감사함이 큽니다

    힘듬에 이유가 있었겠지만, 밑거름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오늘의 힘듦을 잘 마무리 하려합니다

    그래야 내일이 있으니까요,,,,

     

    마감에는 이유와 여러 생각이 있습니다

    오늘, 저의 마음에 사랑으로 가득차서,,,,,  용서하거나   미워할 일들이 없기를 소망합니다

     

    잘 할 수 있는 것 같은, 설램의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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