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참 좋다 / 김재덕 갈바람이 열정을 식혀주고 코스모스 허수아비 덩실거리는 춤에 잎새의 가슴이 덩달아 붉어지려는 가을이 참 좋다 쪽빛 하늘이 황금 물결에 웃음 짓고 다람쥐 볼때기의 행복한 고민으로 또 다른 미래가 열릴 것 같은 가을이 참 좋다 아직은 녹음 짙은 산등성이에 옹기종기 모인 뭉게구름 수다가 솔깃한 태양이 사랑질하는 저녁놀의 가을이 참 좋다 오색으로 물들어 알콩달콩 속삭이다 황망을 안, 빈 가슴 바스락거릴지라도 뜨거웠던 만큼 하얀 세상을 동경하는 가을이 참 좋다. 새벽에 먼 길을 떠납니다 낙엽이 진 자작나무숲이 그리워졌습니다 홀가분하게 옷을 벗은 곳에서 저도 버리고 오겠습니다 가진것도, 지고 있는 것도, 가지려고 움켜진것도, 너무 무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