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 나태주 아들이 군대에 가고 대학생이 된 딸아이마저 서울로 가게 되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자고 했다 아는 사진관을 찾아가서 두 아이는 앉히고 아내도 그 옆자리에 앉히고 나는 뒤에 서서 가족사진이란 걸 찍었다 미장원에 다녀오고 무쓰도 발라보고 웃는 표정을 짓는다고 지어보았지만 그만 찡그린 얼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떫은 땡감을 씹은 듯 껄쩍지근한 아내의 얼굴 가면을 뒤집어쓴 듯한 나의 얼굴 그것은 결혼 25년 만에 우리가 만든 첫 번째 세상이었다 오늘 아침 아들이 서울로 가면서 명절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점심 후, 늘어지게 한 숨 자고나니 다시 저녁입니다 일을 사랑하던 시간이 지나가나 봅니다 이제는 사랑하는 일을 해야할 시간이 되었나 합니다 코로나로 멈추었던 운동을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