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사진 / 나태주삶 2023. 1. 24. 18:23
가족사진 / 나태주
아들이 군대에 가고
대학생이 된 딸아이마저
서울로 가게 되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자고 했다
아는 사진관을 찾아가서
두 아이는 앉히고 아내도
그 옆자리에 앉히고 나는 뒤에 서서
가족사진이란 걸 찍었다
미장원에 다녀오고 무쓰도 발라보고
웃는 표정을 짓는다고 지어보았지만
그만 찡그린 얼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떫은 땡감을 씹은 듯
껄쩍지근한 아내의 얼굴
가면을 뒤집어쓴 듯한 나의 얼굴
그것은 결혼 25년 만에
우리가 만든 첫 번째 세상이었다
오늘 아침 아들이 서울로 가면서 명절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점심 후,
늘어지게 한 숨 자고나니 다시 저녁입니다
일을 사랑하던 시간이 지나가나 봅니다
이제는 사랑하는 일을 해야할 시간이 되었나 합니다
코로나로 멈추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합니다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재(不在) / 김춘수 (4) 2023.01.27 시다의 꿈 / 박노해 (7) 2023.01.26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이해인 (10) 2023.01.22 섣달 그믐날, 간월암에서 해넘이 (8) 2023.01.21 지는 노을은 새로운 희망이어라 / 권태주 (9) 2023.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