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등燈 / 성선경 우리집 골목에는 가로등을 끄는 요정이 있어 아침 신문이 배달될 때쯤이면 찰칵, 가로등을 끄지 내가 막 저녁 식사를 끝내고 옥상에 올라 별점을 치는 순간 찰칵, 가로등을 켜듯이 나는 늘 가로등을 켜는 요정을 기다렸으나 늘 내가 잠시 넔을 놓은 시간에 다녀가지 살면서 우리가 늘 세상이 어두워 길을 잃었을 때 무릎을 꿇고 등불을 켜는 요정이 나타나기를 빌지 그때마다 어디선가 등불을 켜는 요정이 나타나 반짝, 하고 우리 앞에 환한 등불을 켜고는 그림자도 없이 요정은 사라지지 그래서 나는 늘 요정의 그림자도 볼 수 없지만 저 환한 등불이 요정의 그림자라 생각하지 내 그림자와 요정의 그림자는 서로 달라 내 그림자는 어둡고 요정의 그림자는 밝지 오늘 아침에도 그래. 내가 아침잠을 털고 일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