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이형기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하던 청춘이 어느덧 잎 지는 이 호수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 가는 바람에도 불고 가는 바람처럼 떨던 것이 이렇게 잠잠해질 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 속에 지니는 일이다. 한적한 바닷가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아직도 사랑은 나의 전부인데,,,, 비가 내려 다습한 산에서도 행복합니다 흔들림 없이, 그 자리에서,,,, 순응하고, 기다림으로 살아가보자 꽃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