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시

농돌이 2017. 2. 1. 06:17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 / 이외수
  
인간은 누구나 소유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대상을 완전무결한
자기 소유로 삼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요

아예 그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이 세상에 영원한 내 꺼는 없어, 라는
말을 대부분이 진리처럼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오늘 제가 어떤 대상이든지
영원한 내 꺼로 만드는
비결을 가르쳐드리겠습니다

그 대상이 그대가 존재하는 현실
속에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순간 그 대상은
영원한 내 꺼로 등재됩니다

비록 그것이 언젠가는 사라져버린다
하더라도 이미 그것은 그대의
영혼 속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다시 새로운 한 날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많은 것들을 소유하는 삶보다
많은 것들에 함유되는
삶이 되시기를 빌겠습니다

 

벌써 2월 입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새 달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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