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꽃나락 / 박남준

농돌이 2018. 3. 31. 11:16

산수유 꽃나락 / 박남준

 

봄이 와도 아직은 다 봄이 아닌 날 
지난 겨우내 안으로 안으로만 모아둔 햇살 
폭죽처럼 터뜨리며 피어난 
노란 산수유 꽃 널 보며 마음 처연하다 
가을날의 들판에 툭툭 불거진 가재눈 같은 
시름 많은 이 나라 햇 나락 

봄이 와도 다 봄이 아닌 날 
산자락에 들녘에 어느 어느 이웃집 마당 한켠 
추수 무렵 넋 놓은 논배미의 살풍경 같은 
햇 나락 같은 노란 네 꽃 열매 
그리 붉어도 시큼한 까닭 
알겠어 산수유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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