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쓴다 / 천양희

농돌이 2017. 9. 22. 02:36

너에게 쓴다 /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진 자리에 잎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生 풍화되었다.

 

 

 

어제 /  천양희

 

 

내가 좋아하는 여울을

나보다 더 좋아하는 왜가리에게 넘겨주고

내가 좋아하는 바람을

나보다 더 좋아하는 바람새에게 넘겨주고

 

나는 무엇인가

놓고 온 것이 있는 것만 같아

자꾸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너가 좋아하는 노을을

너보다 더 좋아하는 구름에게 넘겨주고

너가 좋아하는 들판을

너보다 더 좋아하는 바람에게 넘겨주고

 

너는 어디엔가

두고 온 것이 있는 것만 같아

자꾸 뒤를 돌아다본다

 

어디쯤에서 우린 돌아오지 않으려나보다

 

 

복잡하고, 고단한 일상을 접고,,,

 

길을 나섭니다

 

모든 것을 뒤로 합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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