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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화(12월의 시와 함께)
    2015. 12. 7. 22:49

     

     

     

     

     

    어려서부터 눈이 내리면 좋았습니다

    산으로,  들로 , 뛰어놀았던 추억입니다

    지금도 설화가 핀 겨울을 동경합니다만, 요즘처럼 눈이 소복이 내린날은 동심으로 돌아갑니다

    오늘이,

    대설인데 맑은 날이었지만, 설화 즐기시면서 보내세요!!

     

    12월의 시 / 김사랑

     

    마지막 잎새 같은 달력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네

    일년동안 쌓인 고통은
    빛으로 지워버리고

    모두 다 끝이라 할 때
    후회하고 포기하기보다는
    희망이란 단어로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네

    그대 사랑했으면 좋겠네
    그대 행복했으면 좋겠네

     

    12월 /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
    안쓰러 마라
    .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

    화안히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
    눈 떠라
    ,
    절망의 그 빛나는 눈
    .

     

    12월의 기도 / 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

    재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

    겨울 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 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

     

    12월 / 이외수

     

    떠도는 그대 영혼 더욱
    쓸쓸하라고

    눈이 내린다


    닫혀 있는 거리

    아직 예수님은 돌아오지 않고

    종말처럼 날이 저문다


    가난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그대 더욱 목메이라고

    길이 막힌다


    흑백 사진처럼 정지해 있는 시간

    누군가 흐느끼고 있다

    회개하라 회개하라 회개하라

    폭설 속에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

    이 한 해의 마지막 언덕길

    지워지고 있다

    12월 / 정연복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다

    뒷맛이 개운해야
    참으로 맛있는 음식이다

    뒤끝이 깨끗한 만남은
    오래오래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두툼했던 달력의

    마지막 한 장이 걸려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보석같이 소중히 아끼자

    이미 흘러간 시간에
    아무런 미련 두지 말고

    올해의 깔끔한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자.

    시작이 반이듯이

    끝도 반이다!    

     

    오서산 능선이 힌 눈에 덮혔습니다

    뻥 뚫어지는 산그리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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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